반응형 읽고 보는 기록65 푸코의 계보학과 판옵티콘 — 감시사회로 진화한 권력의 얼굴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근대 사회의 권력을 단순히 ‘지배와 억압’으로 보지 않았다.그는 권력이 지식과 제도 속에 스며들어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형성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푸코의 대표 개념인 계보학(Genealogy)과 판옵티콘(Panopticon)은 현대 사회의 감시 체계를 이해하는 핵심 틀이다. 계보학 — 권력과 지식의 얽힘을 추적하다푸코가 말한 계보학은 단순한 ‘기원 찾기’가 아니다.그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제도나 가치가 사실은 권력의 작동 결과임을 보여주고자 했다.병원, 학교, 감옥, 군대 같은 제도들은 인간을 보호하거나 발전시키는 기관처럼 보이지만,푸코의 시선에서는 오히려 인간을 분류하고 통제하는 권력의 장치로 읽힌다.그가 《감시와 처벌》(Discipline and Pu.. 2025. 10. 26. <그 남자네 집> 작가 박완서의 글을 보고, 이 세상 맛이 아니던 구슬같던 그 추억 아파트에 살던 후배가 땅 집으로 이사 간다고 하길래 덮어놓고 잘했다고 말해주긴 했지만 정작 어디다 집을 샀는지 동네 이름은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다. 로 시작되는 박완서의 소설 은 한국전쟁 직후부터 고도 성장기를 지나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 여성의 첫사랑의 회상에 따라 되돌아보는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은 단순한 사라잉야기가 아닌 사회의 변화에 대한 묘사와 함께 주인공이 겪은 개인적 경험으로 더욱 생생하게 표현된다. 이 소설 속에서 박완서가 사랑했던 그 남자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는 못하지만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는 박완서만의 부드럽고 관조적이며 담담한 필체가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무심한 것도 일종의 버릇인가 보다' 두번째 문장은 맘에 쏙 들었다. 문장이 맘에 들었다기 보다 나는 이런 사람.. 2025. 10. 26. 존재의 해체와 불완전한 재구성, <대부>의 케이 아담스와 <블루재스민>의 재스민의 세계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하지'로 유명한 를 1,2,3편 몰아보았다. 대학시절 주변에 있는 영화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최고라고 입모아 이야기했지만, 나는 정작 이영화를 즐길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 중절모와 총질과 거친 장면들은 내가 선호하지 않는 그림들이었다. 나이가 훌쩍 들어 보니 왠만한 것들도 좀 보게 되고, 요새는 워낙 처절하게 잔인한 장면들이 영화에 많이 나오다보니 내 내면도 같이 독해지고 잔인해진 건지 대부의 유명한 그 장면들이 오히려 미학적으로 다가왔다. 계승되어지는 폭력의 역사속에서 운명의 부름을 거부하지 못하는 남자, 가정을 중요시여겨 잔혹한 악업을 이어가는 가운데에서도 아이들만은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중적인 남자상을 보면서 사람들은 환호했다. 악업으로 이룬 풍요로움도 어느시대의 귀.. 2025. 10. 23. 세잔의 사과는 왜 그리 유명한가 - <미술관에 간 수학자> 한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면 살아남기가 힘든 세상이라고들 한다. 한때는 이것저것 잘하는 제네럴리스트가 한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꿰차고 있는 스페셜리스트보다 더 조직에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있었다. 일당백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것은 혼자서 여러명의 일을 하고 임금은 1인에게만 지급되는 지극히 효율적인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효율의 척도가 제대로 작용되지 않는 분야중에 하나가 예술인것 같다. 특히 현대미술은 작품에 들인 노력과 예술성이 잘 연결되지 않는 분야이다. 르네상스나 바로크 작품을 보고와서 느끼는 감동과 최고로 비싸다고 하는 제프쿤츠나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보고 와서 느끼는 감상은 개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아니쉬 카푸어가 21세기 가장 선구적인 작가라고들 한다. .. 2025. 10. 23. <극우 유투버에서 아들을 구출해 왔다> 틀린 말 없는데 왠지 이상할때 교육학적 관점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문제는 이런 혐오적이고 억압적인 발언이 나왔을 때주변 친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특정 학생이 남성성을 과시하고 '강자'로 자신을 포장하면, 이를 반대하거나 제지하는 순간 자신이 '약자'로 취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남성성과 권력을 강조하는 친구 앞에서는 혐오 표현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침묵하게 됩니다.-본문 중에서 알고리듬이라는게 무섭다. 정치적인 컨텐츠를 안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느순간 슬그머니 한두개씩 정치컨텐츠를 보낸다. 내가 그 영상을 끝까지 보는순간 한개두개가 다서여섯개가 되고 내용은 더 노골적인 된다.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많이 보는 컨텐츠를 보게 되는데 한쪽의 입장에서 편집된 영상이다보니 보면 볼수록 그 정치인의 논리가 .. 2025. 10. 13. <오랑주리 오르세 미술관 특별전> 전시작품 사전학습 포인트 오랑주리 미술관은 튀일리 정원 안에 자리한 작은 규모의 미술관으로, 과거 오렌지를 재배하던 식물원(오랑주리)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다. 식물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답게 자연 채광이 뛰어나며, 이러한 밝고 부드러운 빛은 인상파 회화 작품 전시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은 특히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대표작인 수련 연작(Water Lilies) 중 가장 대형 규모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말년의 모네가 직접 전시 공간을 기획·제작해 1927년에 완성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이번 전시에서는 모네의 작품보다는 폴 세잔(Paul Cézanne)과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의 작품이 중심적으로 소개되었다. 대표적인 전시작으로는 르누아르의 .. 2025. 10. 10. <프리마 파시>를 보고, 정의와 진실은 무엇인가 최근 나는 판소리로 유명한 이자람의 일인극 프리마파시를 관람했다. 는 라틴어로 "겉보기에는"이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 법률적으로는 '우선은 증거가 충분해 보여 더이상 증명이 없어도 사실로 간주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겉으로 드러난 증거만으로 유죄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이 연극의 제목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연극의 제목이 인 이유? 이 연극은 주인공 테사(Tessa)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1인극이다. 테사는 법조계에서 정황 증거만으로 사건을 판단하며 승승장구해온 유능한 여성 변호사다. 그러나 어느 날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사건을 겪으며, 자신이 믿어온 법체계가 피해자인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모순을 깨닫게 된다. 이 지점에서 ‘프리마 파시’라는 용어는 단순한 법률적.. 2025. 10. 10. <김약국의 딸들> 박경리, 이 소설이 가지는 역사적 의의 📚 통영을 무대로 한 3대 가족의 비극과 생명력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은 1864년 고종 즉위부터 1930년대까지,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 가문 3대에 걸친 삶을 그린 대작이다. 배경은 통영, 사시사철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수산 자원으로 어업이 발달한 도시다. 이곳은 ‘조선의 나폴리’로 불릴 만큼 아름답고, 어장아비(어장을 경영해 자본을 축적한 사람)들이 많아 자본주의에 익숙한 독특한 시골 마을이었다. 소설은 이러한 통영의 지역적 특색과, 한말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격랑 속에서 흔들리는 가족의 역사, 그리고 여성들의 욕망과 운명을 정교하게 묘사한다.🌊 통영, ‘조선의 나폴리’ — 배경의 생생한 묘사작품의 첫 장은 마치 관광서처럼 통영의 자연과 문화를 묘사하는 부.. 2025. 10. 9. <어쩔수가 없다> 리뷰 *스포일러 포함* 포카혼타스와 춤추지 않는 존스미스 *스포일러가 가득 포함되어 있습니다.*스포일러가 가득 포함되어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 없다를 보았다. 리처드 스타크의 가 원작이다. 소설 는 1997년 발간된 책으로 1990년대 산업자동화에 의해 정리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소설의 플롯이 2025년 지금에도 큰 공감을 블러일으키는 이유는 산업자동화에 의한 변화보다 더 무시무시한 4차혁명에 의해 대규모 인력감축이 일어나고 있는 현시대 한국, 그리고 세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킬러가 아니다. 살인자가 아니다. 그랬던 적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무정하고, 냉혹하고, 영혼이 없는 킬러. 그건 내가 아니다. 지금 내가 벌이고 다니는 짓은 사건의 논리에 의해 강요된 것일 뿐이다. 주주들의 논리, 임원들의 논리.. 2025. 9. 26. <은중과 상연> 누군가에게 은중이고 상연인 우리들의 이야기 **주의** 스포일러 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초등학교 첫 만남1992년, 은중이 초등학생일 때 전학생 상연이 처음으로 반에 온다. 상연은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든든해 보이고, 은중은 그런 상연에게 동경도 하고 질투도 느낀다. 선생님과 은중의 관계, 상연 부모님과의 비교, 소속감의 차이 등이 은중 마음속에 복합적으로 스며든다. 이 초등학교 시절 장면은 이 드라마의 정서적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순간이다. 은중의 마음속 ‘부족함’과 상연의 ‘어느 정도 완벽해 보이는 삶’이 대비되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나도 이런 비교를 느낀 적 있지” 하고 공감하게 만든다. 이 장면 덕분에 나중에 일어나는 두 사람의 갈등이 단순한 드라마 장치가 아니라, 오래된 감정의 켜(layer)가 쌓여온 결과임을 이해하게 된다. .. 2025. 9. 21. 이전 1 2 3 4 5 ··· 7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