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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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데이 인 파리>의 원제 Coup de Chance는 프랑스어롷 뜻밖의 행운을 말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파니의 내연남 알랭은 대학시절 흠모하던 파니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 자기에게 뜻밖의 행운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확률은 40경의 1이므로 우리가 태어난 것도 축복이라고 말을 하며 로또가 당첨될 확률은 그것보다 낮으니 행운이 올 것이라 말한다.

파니의 남편 장은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가 하는일이 정확히 어떤 일인지 아는 사람은 없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일을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파니는 의심을 갖지 않는다. 파니가 그를 원한 것은 아니고 그가 가진 것을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가진 것이 유지되는 이상 그가 어떤 일을 해서 그것들을 유지하는지 파니는 관심이 없다. 이 부분은 우디알렌의 전작 블루재스민의 재스민과도 동일하다. 그녀는 한 번의 이혼 후 상처를 극복하기도 전에 장을 만난다. 그녀에게 빠진 장에게 '손해 볼 장사'가 아니었으므로 결혼을 쉽게 승낙하고 그녀의 그런 풍요로운 일상은 권태를 가져온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대학시절 동창 알랭은 그녀의 모든 것을 기억한다. 목폴라가 잘 어울리던 고혹적인 그녀를 항상 흠모했었지만 '자신감이 없어' 다가가지 못했다며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그녀는 그것을 즐기며 연애를 한다. 장은 아이들이 가지고 놀법한 기차모형을 애지중지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했으며 불우한 가정 탓에 자신은 언제나 기차를 타고 탈출하고 싶었다고 한다. 탈출하고 싶었던 그가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돈 많은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강한 소유욕망을 가지고 그녀를 통제하려고 한다.

주인공인 파니는 경매회사를 다니는 파리의 여성으로 대학시절 아버지의 파견으로 뉴욕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그때 지금의 내연남인 알랭을 우연히 만났으며 알랭역시 UN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온 것으로 그들은 낯선 곳에서 만난 프랑스인이다. 하지만 그들의 만남이 시작된 곳은 뉴욕으로 이것은 우디알렌 영화의 근본인 뉴욕에서 그의 영화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했다. 파니는 시종일관 네이비 또는 블루- 화이트- 레드의 의상을 번갈아 입음으로써 프랑스의 국기를 떠오르게 한다. 이것 역시 그 나라와 도시를 완벽할 정도로 세련되게 나타내길 원하는 감독의 연출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오는 에포크라는 카페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미드나잇 인 파리 제작인이 참여하는 탓이기도 하지만 감독이 좋아하는 식당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언젠가 저기에서 파니의 엄마처럼 푸와그라에 와인을 먹게 되는 기회가 한 번쯤 있길 바란다.

이 영화는 사위의 만행을 눈치챈 장모의 느낌으로 스릴러로 전환된다. 장모는 망상이 심하고 탐정소설을 좋아하기에 파니는 친정엄마의 말을 깊게 새겨 듣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남편을 떠나 진지한 관계로 들어서려 하자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알랭이 자기에게만 보여준 소설의 초고를 놓고 간 것을 안 순간 그녀는 알게 된다. 누군가에 그가 자신을 떠난 것이 아니라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이 영화는 그의 전작 '매치 포인트'와 같은 서스펜스라고 홍보를 했지만 나는 이 영화가 스토리상에서는 '매치 포인트' 와 같은 느낌을 주지만 좀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생각이 든다. 파리가 주는 예술적 경쾌함 때문일까. 아무리 무거운 주제도 해학스럽고 가볍게 풀어내는 프랑스 배우들의 연기 때문일까. 이 영화에 참여한 많은 배우들이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프랑스의 유명배우들이라고 한다. 우디알렌의 호주에서 개봉된 기념으로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 이 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편하고 즐거웠다고 말한다.
Woody Allen Unveils 'Coup de Chance': Exclusive Interview with SBS French! - YouTube
그는 다음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논란이 많은 감독이지만, 나는 우디알렌의 영화를 사랑한다. 그가 영화 속에서 세계를 구현하는 방식은 한 편의 오페라는 보는 것과 같다. 그의 각본, 음악, 세트, 의상은 모두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주제와 연결된다. 그 주제는 보통 배경이 되는 도시의 아름다움과 연결된다. 뉴욕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뉴요커의 시각에서 풀어냈다고 평가받는 감독, 감독이전에 스탠딩 코미디로 좌중을 압도했던 천재 작가, 남들이 그토록 원하는 상을 수상하는 날 시상식에 참여하지 않고 뉴욕의 한 재즈 클럽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했다는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그의 자서전 <Apropos of nothing>은 그의 어린시절부터 감독으로의 경력을 다루고 있지만 그를 언제나 따라다니는 논란으로 인해 국내로 출판되지 못했다. 그 자서전에서는 영화를 찍으며 그가 떠올렸던 영감의 원천들을 이야기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억울함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그를 제지하려는 듯 그의 가족들은 출판금지요청을 했으며 실제로 펭귄출판사 등의 여러 출판사에서 거부당했다고 한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 스티븐 킹은 이 문제에 대해 '그를 싫어한다면 그 책을 사지 않으면 되고 그의 영화를 안 보면 되고 그의 재즈를 듣지 않으면 된다. 그의 작품에 돈을 쓰지 않으면 된다. 그게 미국의 방식이다.'라며 출판이 저지된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그가 지난 시간 동안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세계와 작품들이 폄하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흥미로웠던 것은 영화<럭키 데이 인 파리>에서 작중 여주인공인 파니는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애인인 알랭의 사건의 절정에서 동시에 경매가 확정된 그림이 카라바지오의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이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감독은 카라바지오의 자화상이라 알려진 골리앗의 머리 부분을 클로즈업한다.

카라바지오는 자신의 지난날의 죄에되한 속죄 또는 처단의 의미로 자신의 얼굴을 이 골리앗에 넣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우디알렌 또한 자신의 사생활로 자신의 커리어의 절정에서 추락한 자신에 대한 단죄의 의미를 심어 넣고 싶었을까? 아니면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속죄의 의미였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는 1935년 생으로 구순을 앞두고 있다 그의 50번째 영화인 이 작품이 프랑스 배경에 프랑스배우로 만들어진 것은 그 간 있었던 그와 전부인 미아패로우 그리고 지금의 부인 순이프레빈 사이이의 일들로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보이콧을 당해서 였을 가능성이 짙다. 그의 영화는 오래전부터 프랑스에서 호평을 받아왔으며 상대적으로 예술가에게 기대하는 도덕성의 허들이 낮은 유럽에서 제작된 것이라 생각된다. 그가 영화 중간중간 보여주는 카라바지오의 그림이 그의 도덕성과 예술성을 구분해서 봐달라는 부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는. 카라바지오와 우디알렌, 오스카와일드 같은 예술가들의 작품이 좋다. 내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세상의 프레임을 던져버린 사람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내 주변엔 그들의 개인적인 일생에 대해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그의 영화를 아직 더 많이 보고 싶은 나 같은 팬들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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