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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생각한 것90

비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4)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한 설명 비문이라고 하면 흔히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을 생각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거나 조사를 잘못 사용하거나 필요한 문장 성분이 빠진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문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도 읽고 나면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문장도 있다. 설명이 부정확하거나 불완전하기 때문이다.글의 목적은 글쓴이가 알고 있는 내용을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있다. 그런데 글쓴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지식을 독자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 때문에 설명에 필요한 정보를 생략하거나 의미가 불분명한 단어를 사용하고,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장을 만들기도 한다. 문법적으로 완전한 문장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독자가 하나의 의미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다.1. 무엇을 가리키.. 2026. 9. 4.
비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2) 보조사 은/는 글을 쓰다 보면 ‘은/는’을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나는’, ‘이 연구는’, ‘이러한 결과는’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이는 조사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은/는’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조사다. 단순히 주어 뒤에 붙는 조사가 아니라 대조·배제의 의미를 나타내거나 문장의 화제를 제시하는 보조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장이 길어지고 안은문장이 만들어질 때 ‘은/는’을 잘못 사용하면 문장이 어색해지기 쉽다.1. ‘은/는’에는 대조와 배제의 의미가 있다‘은/는’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대조다. 어떤 대상을 다른 대상과 대비하거나, 특정 대상을 선택하면서 다른 대상을 암묵적으로 배제하는 의미를 만들어 낸다.예를 들어 다음 문장을 보자.나는 커피는 마신다.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은 아.. 2026. 9. 4.
비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1) 생략과 불균형 글을 쓰다 보면 문법적으로 어색하거나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흔히 이런 문장을 ‘비문(非文)’이라고 한다. 비문은 단순히 문장이 길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문장 성분이 빠지거나, 문장 성분 사이의 호응이 맞지 않거나, 조사를 잘못 사용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만들어진다. 특히 보고서나 논문처럼 문장이 길고 복잡해질수록 자신도 모르게 비문을 만들기 쉽다. 비문이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경우를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자.1. 필요한 문장 성분을 생략했을 경우첫 번째는 필요한 문장 성분을 생략하는 경우다. 우리말은 문맥을 통해 의미를 알 수 있다면 주어나 목적어 등을 생략하는 일이 많다. “밥 먹었어?”, “어제 봤어”처럼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문장 성분이 빠져 있어도 의사소통에.. 2026. 9. 4.
<차원이 달라 병>에 대해서 : The "It's on Another Level" Syndrome 요새 SNS를 관통하고 있는 밈 중에 "차원이 달라"라는 표현으로 외국의 음식이 맛있다며 보여주는 컨텐츠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일본의 우동이나 카스테라, 터키의 케밥, 이탈리아의 젤라또 등등 우리나라에서도 종종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현지에 가서 먹으니 훨씬 맛이 있다는 뜻에서 국내에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서울의 어느 백화점에 나가더라도 세계 각국의 음식을 찾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나라의 특유의 분위기, 여행하는 즐거운 기분, 함께 하는 사람과의 나눔 등으로 오감이 깨어나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Have you ever noticed that people often come back from a trip and say things like, "그 음식.. 2026. 7. 3.
문지혁 <소설 쓰고 앉아 있네> 좋은 대화를 쓰는 방법 대화는 영어로 dialogue이다. 그리스 어원을 살펴보면 무엇을 통하여 혹은 무언가의 사이에서라는 뜻을 지닌 dia와 말하다라는 뜻의 어원인 logue의 어원 legein의 합성어라고 한다. 통과하는 발언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침습하여 우리를 변화시키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좋은 대화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1.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여주어야 한다.누군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 2. 서로 다른 입장, 즉 갈등을 드러내야 한다.의견이 어긋나는 지점, 불일치 항목, 숨겨져 있던 갈등을 발견하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3. 정보를 보여주고 사건을 진행시켜야 합니다.정보는 대화 속 인물과 독자에게 공통적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너무 직접적이지 않아야 한다. 엿들으려고 일부러.. 2026. 6. 18.
문지혁 <소설 쓰고 앉아있네> 좋은 플롯의 조건이란? 우리는 위험한 것, 깨진 것, 실패한 것, 괴로운 것, 아픈 것, 부서진 것, 망한 것, 죽은 것을 말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우리의 생존에 도움을 주니까요 뇌는 우리의 생존에 도움을 주는 것만이 '의미 있다'고 여기고 이를 더 듣고 보고 배우라는 뜻에서 도파민을 분비합니다. 작가는 좋은 플롯의 조건으로 8가지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1. 독자를 끌어당기는 첫 장면인지과학과 신경과학에 기반한 작법서 의 저자 리사크론에 따르면 첫 장면에 꼭 필요한 두 요소는 급박함urgency과 서스펜스suspense라고 합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 + 긴장감 이 두가지의 요소가 결합되면 독자가 빠져나가기 힘들다고 한다. 저자의 말로는 '독자의 멱살을 잡고 끌고 와야'한다. 2. 원하거나, 두렵거나주인공이 될 자격은 무.. 2026. 6. 17.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에 대한 단상 아침 새벽, 아직 도시가 완전히 깨어나기 전의 시간. 나는 조깅을 하다가 문득 낯선 골목으로 들어섰다. 평소에도 지나던 길이지만, 그날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사람도 없고, 소음도 사라진 그 공간은 마치 내가 알고 있던 현실과는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그 순간 떠오른 단어가 바로 미셸 푸코가 말한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였다.헤테로토피아는 단순히 ‘이상향’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 속에 존재하지만, 기존의 질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다른 공간’을 의미한다. 푸코는 박물관, 감옥, 병원 같은 장소를 예로 들었지만, 그 핵심은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라 ‘다른 규칙’에 있다. 즉,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의 질서가 잠시 멈추거나 뒤집히는 공간, 그것이 바로 헤테로토피아다.이 개념을 .. 2026. 4. 9.
데미안 허스트 전: 성스러움 없는 예술은 인정받을 수 없는가? 인도네시아의 타나 토라자 지역에서는 죽음을 단절이나 비극이 아닌, 하나의 ‘과정’이자 공동체적 사건으로 인식한다. 장례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축제에 가깝고, 그 준비를 위해 필요한 비용이 마련될 때까지 고인의 시신은 가족과 함께 집 안에 머문다. 아직 장례를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숨이 멎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인을 여전히 ‘아픈 사람’처럼 정성스럽게 돌본다. 이들에게 죽음은 삶과 분리된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삶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는 상태다. 장례식에서는 특히 물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소는 고인을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많게는 수십 마리의 물소가 희생되며 장례 의식은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거대한 의례로 확장된다. 이러한 죽음관은 Damien Hirst의 작품 세계와.. 2026. 3. 30.
<헤테로토피아> 미셸 푸코,반공간 contre-espaces에 대하여 그러니까 장소 없는 지역들, 연대기 없는 역사들이 있다. 이런저런 도시, 행성, 대륙, 우주. 어떤 지도 위에도 어떤 하늘 속에도 그 흔적을 복구하는 일이 불가능한 이유는 아주 단순히 그것들이 어떤 공간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도시, 이 대륙, 이 행성 들은 흔히 말하듯 사람들 머릿속에서, 아니 그들 말의 틈에서, 그들 이야기의 밀도에서 , 아니면 그들 꿈의 장소 없는 장소에서, 그들 가슴의 빈 곳에서 태어났으리라. 한마디로 감기로운 유토피아들, 한데 나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장소, 우리가 지도 위에 위치지을 수 있는 장소를 가지는 유토피아들, 그리고 명확한 시간, 우리가 매일 매일 달력에 따라 고정시키고 측정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유토피아들이 - 모든 사회에 - 있다고 생각한다. 헤.. 2026. 3. 29.
Famous for Being Famous: BTS, Celebrity Life, To Rome with Love Watching BTS’s recent comeback concert, I was struck by how outstanding their performance was, and it made me reflect on how much preparation they must have put in to achieve such perfection, as well as the immense pressure they must feel throughout the process. It also reminded me of this film. There is a well-known saying, “He who wishes to wear the crown must bear its weight,” and people ofte.. 2026.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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