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단은 '나'를 사랑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다....
에단과 함께 살며 그를 사랑하는 것이 내 삶의 완전한 목적이 되었다.
잠에서 깬 순간부터 다시 잠들 때까지 우리는 늘 함께였다.
-W. 브루스 카메론,개의 목적, p83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마주쳤던 수많은 강아지들을 떠올려 본다. 그들에게는 주인이 있었고 그 주인들은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이었는데,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나로서는 그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이 책을 읽고난 지금 강아지의 주인이 강아지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알게되었다. 강아지에게 주인은 단순한 보호자가 아닌 세계 그 자체이다. 강아지들이 느끼는 안정감 그들의 일상.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 다른 주인을 만난다는 것은 또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내가 많난 강아지들은 모두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강아지의 인생이 주인에 따라 너무 다르다는 점은 새삼 마음 깊은 곳에 울림을 주었다. 강아지마다 돌봄을 받는 정도가 다를지는 몰라도 그들이 가진 충실함과 그들이 주는 한없는 애정은 전부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람과 반려견의 관계를 넘어서 충심함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다니는 에단과 떨어져 있는 시간이 싫어 학교라는 곳이 싫은 베일리의 순수함에 웃음이 났다. 강아지 베일리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에단의 사랑을 통해 나타나는 즐거운 여정이었다. 매일매일을 주인 에단과 보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베일리는 어느새 늙어 마지막을 맞이하게 된다. 죽는 순간 까지도 주인인 에단을 걱정하는 베일리의 마지막 순간에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죽음 앞에서는 에단이 울지 않았으면 싶었다.
내 삶의 목적은 에단을 사랑하고 에단에게 사랑받고 에단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전부였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에단이 슬퍼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빛속에 느껴지는 지독한 통증만큼이나
간절하게 에단이 그리웠지만 에단이 지금 내 모습을 보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후에도 다시 환생해서도 주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다가 여러 삶을 경험한 후 만나게 되는 순간은 여러번 반복해서 읽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환생이라는 판타지적 요소와 결국에 에단이 베일리를 알아본다는 이야기는 판타지적 요소를 넘어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사랑, 애정과 관계, 헌신과 우정의 의미를 탐구할 수 있는 책이었다.
오빠가 키우는 강아지를 일년에 며칠정도 오빠의 휴가기간동안 돌봐준다. 내가 그렇게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면서 알게된 것은 이 작고 연약한 존재가 인간에게 보여주는 사랑의 깊이가 무척 깊어, 요즘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서는 쉬이 느낄 수 없는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오히려 인간이 이 연약한 존재에게 얻어간다는 것이었다. 오빠가 휴가에서 돌아와 포미를 찾아가면서 나에게 했던 이야기가 맴돌았다. "개를 키우던 사람이 천국에 가면 가장 먼저 뛰어나와 반겨주는게 키우던 강아지래. "
지금도 어디선가 주인의 냄새를 그리워하는 수많은 강아지들을 떠올리며 감상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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